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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리] 공포영화가 싫더라도 <문즈야>는 봐야, 인도 총선 기간에 화제를 모은 영화 <문즈야>

인도는 지난 4월 중순부터 6주간 총선으로 전국이 들썩였다. 이번 총선은 9억7천만여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달 반 동안 이어진, 인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선거였다. 인도에선 흥행이 기대되는 블록버스터영화도 선거 기간을 피해 개봉 시기를 잡는 것이 불문율이다. 그래서 선거 기간은 어느 때보다 인도영화의 별미를 맛보기 좋은 시기다. 대형 작품의 그늘에 가려진 틈새 영화가 극장가에 가득하기 때문이다. 올해 선거 기간 동안 주목도가 높았던 두편의 인도영화는 <미스터&미세스 마히>와 <문즈야>다. <미스터&미세스 마히>는 크리켓 선수의 사랑과 질투를 다룬 로맨스영화다. 꿈을 향한 도전이 누구보다 어울리는 배우 라지쿠마르 라오의 호연이 돋보이지만 스포츠 장면이 드라마에 비해 아쉽다는 평이 중론이다.

한편 코미디 호러를 표방하는 <문즈야>는 호러 장르가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는 인도 극장가에서 드물게 호평을 받으며 순항 중이다. “만약 무서운 영화가 싫어 <문즈야>를 거른다면 당신은 좋은 영화 한편을 놓칠 것”이라는 평을 들을 정도다. <문즈야>는 위협적인 원혼 문즈야에 관한 이야기다. 아버지 없이 할머니, 어머니와 함께 사는 비투는 옆집 소녀를 좋아하지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지 못하고 있다. 어느 날 비투는 사촌의 약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고향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자신의 가족과 아버지의 죽음을 둘러싼 사고의 진상을 알게 된다. 분노한 비투는 유령이 출몰하는 지역으로 향하는데, 그곳에서 생전에 집착했던 신붓감 문니를 찾고 있는 조상령 문즈야와 마주친다. <문즈야>는 ‘비투와 관객의 생고생’이라 요약할 수 있는데, 2시간20분의 러닝타임을 낭비하지 않고 곧바로 요점에 도달하는 솜씨가 특히 인상적이다. 사랑과 집착, 흑마술을 버무린 이야기가 흥미롭게 전개되고 공포와 코미디 사이의 균형감각 또한 돋보인다. <문즈야>는 개봉 첫 주말 인도에서만 230만달러의 수익을 냈고, 인도의 첫 CGI 배우 주연 영화로도 화제를 모았다. 이 요상한 영화가 총선 이후에도 계속 세워나갈 흥행 기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