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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남동협 감독이 말하는 <핸섬가이즈> 제작 비하인드
이자연 2024-06-27

“<핸섬가이즈>를 촬영하는 동안 의상과 미술에 특히 공을 들였다. 코미디영화이지만 가벼워만 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재필(이성민)과 상구(이희준)가 타고 가는 트럭 하나도 아무거나 선택하지 않고 일부러 부분부분 녹슬고 찌그러진 것을 골랐다. 거칠고 험궂은 이 둘의 인상에 편견을 더할 만한 것을 선택했다. 원래 이 장면에서 상구는 선글라스를 끼지 않는 것으로 정해져 있었지만 동네 경찰이 이들을 충분히 오해하도록 만들기 위해 상구도 선글라스를 꼈다. 결과적으로 이 둘의 묘한 캐릭터가 잘 완성되었다.”

“최 소장이 문을 발로 차고 들어가 뒤뚱거리다가 천장 구조물에 머리를 부딪히고 주전자에 손을 덴다. 이 시퀀스는 <총알탄 사나이>의 오마주다. 다소 옛날 코미디 구성처럼 보이지만 데이빗 주커 감독을 향한 나의 헌사를 남긴 것이다. 이 장면은 원테이크로 갔다. 배우의 부상을 경계해야 하는 장면이었기 때문에 모두의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실제로 문을 발로 찰 때 그 부분만 얇은 합판으로 덧대서 잘 뚫리게 만들었지만 정중앙을 조준하는 게 중요했다. 그런데 박지환 배우가 이 장면을 너무 자연스럽게 살려줬다. 그 장면을 잘 보면 이희준 배우가 웃음을 잘 못 참는다. (웃음)”

“남 순경은 원작에 없는 인물이다. 리메이크를 하면서 창조된 캐릭터인데 최 소장이 열정 넘치고 뜨거운 인물이라면 남 순경은 이성적이고 냉철하다. 상황을 그 자체로 바라볼 줄 안다. 자기만의 뚝심과 정의가 있는데 그게 조금 엉뚱하다. 코미디가 설득력을 얻으려면 연기력이 먼저 설득력을 갖춰야 한다는 말의 대표적인 사례지 않을까. 온전히 이규형의 힘으로 남 순경의 코미디가 완성됐다.”

“악령이 집 바닥을 뚫고 등장하는 장면이 있다. 영화가 오두막집을 중심으로 이어지다 보니 공간이 무척 한정됐다. 숲과 집, 지하실. 이외에도 공간을 활용한 여러 연출을 보여주기 위해 다양한 구도를 활용했다. 창문에서 뭐가 뛰어들거나 아래에서 뭔가 치솟거나. 공간을 200% 활용한 최선의 버라이어티쇼를 보여주고자 했다. 지하실은 실내 세트였는데 은밀하고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내기 위해 미술에 신경을 많이 썼다. 마을 사람들이 횃불을 들고 있는 장면도 비주얼적으로 아름다우면서도 무서워 보이도록 구현했다.”

“이야기는 결과적으로 미나(공승연)의 손에 달려 있다. 대단해 보이지 않았던 여자가 마지막에 영웅이 되는 서사를 만들고 싶었다. 무엇보다 미나도 상구와 재필처럼 사회적 편견을 딛고 있는 인물이다. 그 편견을 미나가 정면으로 응시하고 시원하게 한방 먹이는 중의적인 결말을 두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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