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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홍주 <씨네21> 전 사진기자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61살.
사진과 연기를 전공한 두살 터울의 형제, 손홍주(왼쪽)와 손현주. 형은 카메라 뒤에서 한국영화의 기록자가 되었고 동생은 카메라 앞에서 한 시대의 얼굴이 되었다. 동생인 배우 손현주를 <씨네21> 표지에 꼭 싣고 싶다던 손홍주 기자의 꿈은 손현주가 2012년 드라마 <추적자 THE CHASER>로 처음 성사됐으며, 이 사진은 2017년 영화 <보통사람> 인터뷰 때의 다감한 분위기를 담았다.
손홍주 기자는 <씨네21>이라는 잡지 이름이 결정되기도 전인 1995년 2월부터 근무를 시작해 2023년 정년 퇴임을 하기까지 <씨네21>을 대표하는 사진들을 찍어왔다. 특유의 유머 감각으로 촬영 현장을 유쾌하게 만들곤 했던 그는 몇편의 영화에 배우로 참여하기도 했다. 세상을 떠나던 순간까지 새로운 사진 작업을 구상하던 손홍주 기자. 그가 감독, 배우들과 촬영하며
[archive] 손홍주(1963년 7월17일~2024년 6월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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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예능프로그램 <가짜사나이2>의 장발 교관, 연애 예능프로그램 <솔로지옥2>의 대형 메기(프로그램 중간에 투입되어 판도를 바꾸는 캐릭터), 그리고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시즌2, 3로 대중을 매혹하고 있는 예능인 덱스가 <타로>의 주연배우 김진영으로 찾아왔다. <타로>는 갑작스럽게 공포의 상황을 마주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옴니버스영화로 LG유플러스 STUDIO X+U가 만든 7부작 시리즈의 3편을 편집한 버전이다. 배우 김진영이 주연을 맡은 3부 <버려주세요>는 배달 기사 동인이 배달 손님 미진과 겪는 갈등과 참상을 그린다.
동인 역을 연기한 배우 김진영의 모습은 신선하면서도 한편으론 친숙하다. 그간 각종 예능과 개인 유튜브 채널 <덱스101>에서 보여준 그의 장난기 넘치는 모습을 자연스레 녹여내면서도 호러 장르물에서 소화해야 할 긴장감도 놓치지 않은 것이다. 단 몇년 만에 군인, 유튜버, 예능인
[기획] 여유로운 어른이 된다는 것, <타로> 김진영(덱스)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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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토냉 카렘과 오귀스트 에스코피에
도댕과 동료들이 식탁에서 화제에 올리는 앙토냉 카렘(1784~1833)과 오귀스트 에스코피에(1847~1935)는 전설적인 프랑스 요리의 거장이다. 선배 격인 “천재적인 미식의 왕” 카렘은 프랑스 요리의 기초를 세운 인물로 평가받으며 외제니가 폴린에게 가르쳐줬듯 오늘날 통용되는 하얗고 긴 요리사 모자(토그 브란슈)를 고안해냈다. 도댕이 “미래를 꿈꾸게 하는” 요리사라고 설명한 에스코피에는 사보이 호텔과 칼튼 호텔 등의 요리장으로 발탁되면서 유명세를 탔다. 저서 <요리의 길잡이>는 프랑스 요리의 필독서로 꼽힌다.
트란 안 훙과 트란 누 옌케
<그린 파파야 항기>의 감독과 주연배우로 만나 부부의 연을 맺은 두 사람은 이후 함께 영화 작업을 해나가고 있다. <노르웨이의 숲>때부터 본격적으로 프로덕션 및 의상디자이너로 남편의 작품에 이름을 올린 트란 누 옌케는 <프렌치 수프>의 미술 컨셉과 의상디자인에 기여
<프렌치 수프>를 채우는 안팎의 얼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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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집> <사랑은 낙엽을 타고> <나의 올드 오크> <추락의 해부> <키메라> 그리고 현재 <존 오브 인터레스트>까지 2023년 칸영화제의 영화들이 또렷한 발자국을 낸 한국 극장가에 <프렌치 수프>가 환호를 이어갈 다음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1993년 데뷔작 <그린 파파야 향기>로 황금카메라상을 탄 지 20년 만에 트란 안 훙에게 다시 감독상을 안겼음에도, <프렌치 수프>가 많은 관객과 만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다. 음식 소재라는 익숙함, 올드보이의 작품이 주는 안정성에 가려져 준수한 복귀작 그 이상의 평가를 받지 못할 소지가 있다. 하지만 <프렌치 수프>는 영화 속 프랑스 요리처럼 오랜 시간을 들여 음미해야 느껴지는 깊은 풍미의 영화다. 요리사는 식재료 하나하나를 긴 호흡으로 마주하고, 트란 안 훙 감독은 요리의 힘을 빌려 대체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사유를
[기획] 음미하는 영화의 온기 어린 풍미 - 트란 안 훙의 뭉근한 신작, <프렌치 수프>가 담아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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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재단 문화콘텐츠공모전은 안전한 사회에 관한 이야기를 기다린다. 그동안 공모전을 통해 이소현 감독의 다큐멘터리 <장기자랑>과 4·16 세월호 참사 10주기 영화 프로젝트의 일환이기도 한 장편 극영화 <목화솜 피는 날>이 개봉해 관객과 만났다. <목화솜 피는 날>이 1만 관객을 막 돌파한 주말을 지나, 올해 4·16재단 비상임 이사 임기를 마친 심재명 명필름 대표와 박래군 4·16 재단 운영위원장, 그리고 <목화솜 피는 날>의 구두리 작가를 한자리에 초대했다. 세월호 영화로는 최초로 선체 내부에서 촬영한 <목화솜 피는 날>의 의의, 개봉 상영회에서 4·16 세월호 참사의 유가족이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을 위로하는 연대의 풍경 등을 나누는 사이에도 ‘세월호 영화’는 조금씩 앞으로의 10년을 향해 나아갔다. 6월24일부터 7월12일까지 접수를 받는 올해 공모전 역시 생명·안전·약속의 가치를 전하는 장편 극영화
[인터뷰] 당신의 기억을 기다립니다, 1만 관객 돌파한 <목화솜 피는 날>과 4·16재단 문화콘텐츠공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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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 5일 만에 시청 기록 1110만뷰. 올해 디즈니+ 시리즈 가운데 최고 시청 수치를 기록한 <애콜라이트>는 제다이 연쇄살인사건의 진실을 추적해나가는 마스터 솔(이정재)의 시선을 좇는다. <스타워즈> 세계관을 탄탄하게 전수받으면서도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고유성을 지켜낸 안정적인 균형은 시리즈를 향한 궁금증을 극대화하기 충분하다. 어엿한 <스타워즈>의 일원이 되어, 새로운 세계관을 흡수 중인 배우 이정재를 만났다. 시리즈 공개를 막 앞둔 시점에서 그의 설레는 촬영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 마스터 솔이 <애콜라이트>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했나.
= 시리즈 초반까지 솔은 제다이 연쇄살인사건을 좇는 인물로 그려지지만 특정 사건을 기점으로 그 안에 깊이 관여돼 있다는 것이 드러난다. 8개의 에피소드가 이어지는 동안 미스터리에 대한 궁금증을 고양시키는 인물로서 솔을 아슬아슬하게 그리는 게 중요했다. <애콜라이트>의
[인터뷰] “감정의 스펙트럼을 최대한 보여주려 했다”, <애콜라이트> 배우 이정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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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7월20일 세기의 아이콘 이소룡이 34살로 사망한다. 남긴 영화는 단 4편뿐이나 그의 공백이란 실로 거대했다. 다큐멘터리 <이소룡-들>은 그 빈자리를 메우려 한 역동적이고 기이한 움직임에 관한 영화다. 이소룡과 외양, 무술 스타일이 유사한 액션배우들이 홍콩영화계의 부름을 받아 수많은 아류작을 탄생시켰고 이는 선명한 하위 장르가 되었으며 나아가 1970년대 홍콩의 독특한 문화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잊힌 스타에 관한 미국 다큐멘터리를 국내에 들여온 이는 뜻밖에도 ‘예능 대부’ 이경규다(그가 제작부문 대표로 있는 에이디지컴퍼니가 <이소룡-들>의 수입·배급을 맡았다.-편집자). 어릴 적 안에는 쌍절곤, 밖에는 ‘이자룡’이란 닉네임이 적힌 책가방을 들고 다녔고 청년 시절엔 이소룡의 영향을 받아 <복수혈전>(1992)이란 액션영화를 만들어 출연까지 한 그는 “여전히 이소룡은 나의 꿈”이라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 <복수혈전>을
[인터뷰] ‘이소룡-들’ 수입한 이경규, 내겐 이소룡이 넘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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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듦의 증후는 여러 곳에서 온다. 곱빼기도 마다하지 않던 짜장면을 몇 젓가락 이상 먹기가 어려워질 때, 건널목 신호등 파란불이 깜빡이기 시작하는 걸 보고 달려야 할지 말지를 고민하고 있을 때, 남의 이야기를 다 들어주기가 몹시도 고통스러워질 때.
이런 증상은 신체적 노화의 결과이며, 따라서 대체로 부정적인 것이곤 하다. 노화란 한때 가능했던 것들이 불가능해짐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체적 노화는 그에 수반되는 다른 것들의 부정적 노화를 촉진한다. 기억력이 떨어지고, 계산력과 어휘력이 확연히 줄어들며, 인내심과 판단력까지도 점차 바닥을 드러낸다. 정신을 모으면 불가능한 일이 없다(精神一到何事不成)고 말하는 이들은 대개 스스로가 아니라 젊은 신체를 가진 이들에게 부르짖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싱싱한 육신을 가지고 뭘 못하겠다는 거냐!”고.
나이가 충분히 들지 않아서 불가능한 것들도 있고, 나이가 들었기 때문에 비로소 가능해지는 것들도 물론 있다. 하지만 일정 시점이 지난
[정준희의 클로징] 노인과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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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미즈 히로시의 1948년작 <벌집의 아이들>에서 주요 인물은 떼지어 거리를 떠도는 전쟁고아들이다. 헐벗은 나날에도 아이들은 나름의 방식을 터득하며 씩씩하게 살아가는데, 유독 한 소년의 연약함이 눈에 밟힌다. 바다에서 엄마를 잃은 후, 바다만 보면 엄마를 애타게 부르는 요시보, 그는 다른 아이들의 활기와 속도에 언제나 뒤처져 결핍감과 슬픔을 호소하는 울보다. 움막에서 시름시름 앓던 요시보는 무리에서도 가장 어른스러워 보이던 아이가 찾아오자, 애걸한다. 산에 가면 바다가 보일 거야, 바다를 보면 병이 나을 거야, 나를 산에 데려가 줘, 부탁이야, 나를 업고 가줘. 둘의 눈이 프레임 바깥을 향한 지 얼마지 않아 한 아이가 다른 아이를 업고 정말로 산을 오르는 광경이 펼쳐진다.
가여운 두 소년의 무리한 여정에 바다는 금세 화답하리라. 이 숏만 지나면 소년의 눈에 바다가 담기리라. 그러나 기대는 이내 부서진다. 무려 5분에 걸쳐 숏 수가 점점 불어나는 중에
[남다은 평론가의 RECORDER] ‘영화’로운 리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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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흘려야 하루를 잘 보냈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기분으로 흘린 눈물이든 다 괜찮다. 어제는 달팽이 경주에서 보호자들이 달팽이를 격려하는 말들을 보다 울었다. ‘침착해, 네가 가야 할 곳에만 집중해야 해. 다른 달팽이들은 신경 쓰지 말고.’ 가슴이 뭉클해지고 코가 찡해진다. 이때 감정을 억누르거나 억지로 눈물을 참으려 하면 안된다. 갑갑한 일이든, 분한 일이든 눈에 눈물이 차오른다면 마음의 고름을 짜낸다는 생각으로 개운하게 흘려야 한다. 그렇게 눈물을 흘리고 나면 오늘 내 하루가 헛되지만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주 오랫동안 ‘강하고 단단한 사람’이라는 이상이 내 정신의 코어를 장악하고 있었다. 감상에 빠져 훌쩍이는 것은 게으르고 안일하다고 느꼈다. 감정적인 공감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너 ‘T’야?” 하고 비난을 섞어 묻는 것이 지금 시대의 유행이지만, 나는 그보다 한참 앞서 주변 사람들에게 ‘비정하고 차갑다’라는 말을 들어왔다. “나는 그냥 위로가 필요해. 나랑 같
[복길의 슬픔의 케이팝 파티] 기뻐서 울었고 슬퍼서 울었어, <2 Different Tears> 원더걸스,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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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 등 다섯 감정이 여느 때처럼 감정 컨트롤 본부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던 어느 날, ‘불안’, ‘당황’, ‘따분’, ‘부럽’이라는 낯선 감정이 나타난다. 특히 최악의 경우를 상상하며 아직 닥치지 않은 일에 근심하는 ‘불안’이 다른 감정과의 공존을 배제한 채 자기 멋대로 굴면서 이곳의 평화도 점차 깨지기 시작한다. 한편 13살 라일리는 아이스하키 캠프에서 새로운 선배들을 만나면서 설레고 초조한 양가적인 감정을 갖는다. 기존 감정들은 ‘불안’을 필두로 한 뉴페이스들에게 주도권을 뺏기고 쫓겨난다. 이전에 겪어보지 못한 사춘기의 혼돈은 ‘기쁨’이 ‘슬픔’의 존재를 인정해가는 과정을 담았던 <인사이드 아웃>보다 훨씬 복잡하고 때때로 모순적이다. <인사이드 아웃2>는 라일리의 혼란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고 또 앞으로도 지속될 일이라는 보편적인 메시지를 픽사 특유의 따뜻한 시선으로 전한다. <인사이드 아웃> 이후
[리뷰] ‘인사이드 아웃2’, ‘슬픔’보다 복잡하고 모순적인 혼란 속에서 함께 자라나는 우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