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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이기는 아우가 있을까. 조지 밀러 감독이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2015) 이후 9년 만에 내놓은 프리퀄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를 두고 따져봐도 좋겠다. 김철홍 평론가는 형 못지않은 아우가 “전편의 자장에서 벗어났다”라는 상찬부터 올렸다. 반면 송경원 평론가는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가 안정적 서사를 택하면서 <매드맥스> 시리즈의 고유한 광기를 잃었다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들의 설왕설래를 읽은 뒤 어느 쪽에 손을 들 것인가.
*이어지는 기사에서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비평이 계속됩니다.
[기획] 새로운 탄생 설화 VS 느슨해진 광기,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찬반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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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5일 개봉하는 조너선 글레이저 감독의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줄곧 그로테스크한 감각의 스타일리스트로 불렸던 조너선 글레이저가 역사의 표층을 자신다운 언어로 파헤친 충격적 시도라 할 만하다. 유대계 영국인인 글레이저 감독이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에 올라 할리우드 청중이 보내는 무언의 압박 속에서도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공격을 비판했듯,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의 일상을 해부하는 위험한 길을 걷는다.
조너선 글레이저의 영화가 국내 개봉한 것은 <언더 더 스킨>(2014) 이후 무려 10년 만. <섹시 비스트>(2000), <탄생>(2004), <언더 더 스킨> 이후 네 번째 장편을 내놓은 과작의 감독 글레이저에게 기다림은 곧 영화 전반을 압도하는 장악력을 축적하는 시간에 다름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선사한 충격파를 시작으로 일찌감치 문제작으로 떠오른 <존 오브 인터레스트
[특집] <존 오브 인터레스트> 조너선 글레이저 감독, 가능한 한 모든 면에서 정확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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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크 오디아르 감독의 <에밀리아 페레즈>는 이번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 여우주연상(아드리아나 파스,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 조이 살다나, 설리나 고메즈 공동 수상) 2관왕을 수상했다. 작품이 상영된 뒤로 기자들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받았으며 평단의 평점 또한 높았던 것을 고려하면 놀라운 결과는 아니다. <에밀리아 페레즈>의 주인공인 마니타스는 어릴 때부터 여성이 되길 꿈꿔왔다. 그러나 자신이 자라온 환경 상 그 목표를 실현시키기 어려웠고, 마약 카르텔의 수장으로서 아내와 결혼해 두 아이를 슬하에 둔 평범한 가정을 꾸렸다. 한편 유색인종이며 젊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능력을 제대로 인정 받지 못하던 변호사 리타는 마니타스로부터 성전환수술을 해줄 의사를 비밀리에 섭외해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엄청난 보수가 보장된 제안에 리타는 결국 마니타스의 손을 잡는다. 프리미어 상영 이틀 후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선 인기를 방증하듯 기자들의 열띤 질문 세례가 이어졌다. 자크 오디아르
[칸영화제 특집] 진지하고 비극적인 주제라면 노래와 춤으로, <에밀리아 페레즈> 자크 오디아르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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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시인이자 작가, 정치인 에두아르드 리모노프의 삶을 그린 <리모노프: 더 발라드>로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이 칸영화제를 찾았다. <레토> <차이콥스키의 아내>에 연이은 경쟁부문 초청이다.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은 특정 대상을 집요하게 파고들거나 자기 영역에 혁신을 일으킨 실존 인물에 주목해왔다. 이번 작품도 마찬가지다. 제작사의 제안으로 시작된 영화이긴 하나 “리모노프는 1990년대 러시아에서 영향력이 대단했던 사람”이라는 점에 감독 역시 동의했다. “그는 항상 ‘러시아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거나 ‘소련을 재건하자’라고 말하곤 했다. 극우 성향이 강했고 록 스타 같은 에너지를 지녔었는데 그런 그의 활력과 반자본주의, 반부르주아주의, 반서방주의적 태도에 많은 러시아 젊은이들이 매료되었다. 다수의 아이들이 그의 포스터를 지니고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리모노프의 전기를 충실히 재현하는 것이 감독의 목표는 아니었다. “리모노프의 실제 생을 옮기
[칸영화제 특집] 관념적 죽음에 이르렀던 하나의 방식, <리모노프: 더 발라드>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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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발코네트>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의 주연배우 노에미 메를랑의 두 번째 장편영화 연출작이자 셀린 시아마가 함께 시나리오를 쓴 호러 코미디다. 주인공은 TV영화에서 마릴린 먼로 역을 연기 중인 배우 엘리스(노에미 메를랑), 캠걸로 활동 중인 루비(수헤일라 야쿠브), 잘생긴 남자를 훔쳐보며 로맨틱코미디 소설을 구상하는 작가 지망생 니콜(산다 코드레아누) 등 세 여자친구다. 영화는 이들이 강간 가해자 남성의 시체를 은폐하느라 벌어지는 요란한 소동을 담는다. 전반적으로 남성적 시선(male gaze)이 아닌 평등한 관계를 담은 카메라를 보여준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의 연장선상에서 읽어낼 거리가 많다. 카메라 앞에서 가슴이나 음부를 보이는 데 주저하지 않는 엘리스지만 그도 부부 강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여성의 자기 신체 긍정과 젠더 기반 폭력이 어떻게 구분되어야 하는지 다시 고민하게 만든다.
- <더 발코네트>는 어떻게
[칸영화제 특집] 변화를 위한 질문, <더 발코네트> 노에미 메를랑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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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 8일째 강풍이 몰아치는 칸 크루아제트 해변의 호텔 테라스에서 만난 데이비드 크로넌버그의 인상은 한마디로 표표했다. 하얗게 풍화한 화강암처럼 창백한 얼굴은 백발과 동색이 되어가고 있었다. 어떤 감상과 욕망에도 흔들리지 않을것 같은 이 노장은, 2017년 창작 파트너이자 동반자였던 캐롤린 제프만을 암투병 끝에 여읜 정념 가득한 경험을 모티브로 <수의>(The Shrouds)를 만들었다. 애도와 상실을 다룬 무수한 영화를 보았지만 이런 식의 진혼곡은 처음이라는 말을 <애프터썬>(2022)을 보고 했던 나는 <수의>에서 그 감상을 하릴없이 반복할 수밖에 없었다.
- <수의>에 등장하는 시신의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무덤이 실제로 있다면 이용하겠나.
= 잘 모르겠다. 앞서 만난 기자들은 전혀 의향이 없다고 하더라. (웃음) 그런데 전세계를 돌아보면 희한한 매장 문화가 많다. 과거와 현재의 다양한 매장 풍속을 리서치했다. <수의&
[칸영화제 특집] 이것은 테라피가 아니다, 경쟁부문 상영작 <수의> 데이비드 크로넌버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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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심사위원대상은 파얄 카파디아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 <빛으로 상상하는 모든 것>에 돌아갔다. 샤지 카룬 감독의 <스와함> 이후 30년 만에 경쟁부문에 진출한 인도영화가 거둔 쾌거다. 칸영화제가 그의 가능성을 먼저 발견한 것은 다큐멘터리였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TV 배우이자 우파 정치인을 대학의 새로운 이사장으로 임명한 것에 반대한 학생 파업을 다룬 <무지의 밤>(A Night of Knowing Nothing)은 2021년 칸영화제 다큐멘터리 상영작 가운데 수여하는 골든아이상을 받았다. 그러니 뭄바이에서 쓸쓸하고 위태로운 일상을 치장 없이 포착하는 <빛으로 상상하는 모든 것>의 태도를 두고 다큐멘터리적이라 받아들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영화의 성취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카메라는 뭄바이의 두 간호사 프라바(카니 쿠스루티)와 아누(디브야 프랩하)를 경유해 도시의 쓸쓸한 불빛을 시적으로 담아내며 현대 인도에서 여성이 삶을
[칸영화제 특집] 누구에게나 다양한 교차성이 존재한다, <빛으로 상상하는 모든 것> 파얄 카파디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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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변 없는 결과였다. 제77회 칸영화제는 <스크린 데일리> 등 유력 매체의 별점 평가와 큰 괴리 없이 영화제 기간 화제작들에 골고루 상이 돌아갔다. 2014년에 제인 캠피언에 이어 칸영화제 역사상 두 번째, 미국 여성감독 중에서는 최초로 심사위원장이 된 그레타 거윅의 영향으로 페미니즘 이슈를 다루거나 여성감독이 연출한 작품이 힘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도 대체로 맞아떨어졌다.
<아노라>의 가능성과 안전한 선택들
“이 황금종려상은 세상의 모든 성 노동자를 위한 것이다. 나의 영화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편견을 없애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다. <아노라>가 사람들이 성 노동자를 보다 긍정적인 관점에서 볼 수 있게 돕기를 바란다.”(숀 베이커의 수상 소감) 황금종려상을 받은 숀 베이커의 <아노라>는 (오드리 헵번이 콜걸 역이었다는 것을 아예 사람들이 까먹은 듯한) <티파니에서 아침을>이나 (줄리아 로버츠를 단숨에 스타
[칸영화제 특집] 영미권 영화 강세 이어가다, 제77회 칸영화제 결산 - 숀 베이커의 <아노라> 황금종려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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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14일 막을 올린 제77회 칸영화제가 5월25일 폐막했다. 초반엔 감독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데이비드 크로넌버그 등 경쟁부문에 오른 거장들의 신작이 이목을 끌었고 후반부엔 코랄리 파르자, 파얄 카파디아와 같은 젊은 여성감독들의 손에 트로피가 전해지며 차세대 창작자들의 이름까지 조명하는 자리가 됐다. <씨네21>은 12일간 이어진 취재를 마무리하며 칸영화제 결산 기사를 준비했다. 먼저 올해 황금종려상 주인공인 숀 베이커 감독의 <아노라>를 비롯한 수상작들과 미투(#Metoo) 폭로를 비롯한 정치 이슈들을 정리했다. 김혜리, 임수연, 조현나 기자가 연재한 칸 다이어리와 함께 다양한 감독과 배우들의 인터뷰도 한자리에 모았다. 심사위원대상작 <빛으로 상상하는 모든 것>의 파얄 카파디아 감독, 심사위원상과 여우주연상을 동시 석권한 <에밀리아 페레즈>의 자크 오디아르 감독, 경쟁부문에 초청된 <수의>의 데이비드 크로넌버그 감독과
[칸영화제 특집] 선택은 안전했고, 발견은 귀했다 - 제77회 칸영화제의 화제작들을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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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열 환경재단 이사장은 환경재단을 만들기로 결심한 순간을 또렷이 기억한다. 2000년 미국 버클리대학교에서 열린 ‘골드먼 환경상’ 수상자 워크숍이었다. ‘그린 노벨상’으로 불리는 이 상을 환경운동연합을 설립해 사무총장을 역임하던 1995년에 받고 역대 수상자로서 이 자리에 참석했다. 당시 그는 환경재단이 얼마나 있느냐는 미국 환경운동가의 질문을 받았을 때 없다고 답하기가 곤혹스러웠다. 그래서 돌아와 환경운동연합 사무실에 책상 하나 놓고 출발했다. 비전이 확실했고 추진력이 강했기에 국내 최초 환경 전문 공익재단은 2년 만에 빠르게 출범할 수 있었다.
최열 이사장은 국내 최초 민간환경단체인 한국공해문제연구소를 열고 연구실장을 맡으면서 환경운동가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1970년대 민주화운동과 인권보호운동까지 폭넓게 활동해왔던 만큼 환경문제가 시급한 사회문제임을 대중에게 인식시키고 반핵운동을 전개하면서 재단의 기틀을 잡아나갔다. 1988년 공해 관련 시민단체를 통합해 ‘공해추방운동연합’
[Archive] 내가 먼저 가는 이 길이 푸르도록,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과 환경재단 역사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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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낵 캠페인’ 현장. ‘씨낵’은 바다(SEA)와 과자(SNACK)의 합성어로 해수욕장에서 쓰레기를 주워오면 바다를 연상시키는 과자를 제공하는 비치 클린 캠페인이다. 2022년 여름 휴가철에 동해안 해수욕장 4곳에서 전개했다.
‘지구쓰담 캠페인’ 현장. ‘지구쓰담’은 ‘지구의 쓰레기를 담다’의 줄임말로,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우리의 보금자리를 깨끗이 하자는 국내 환경 회복 캠페인이다.
2010년 ‘350 캠페인’에 참여한 이창동 감독. 환경재단은 지구의 적정 이산화탄소 농도인 350ppm을 유지하는 것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2010년 ‘350 캠페인’을 추진했다. 이창동 감독뿐만 아니라 배우 김혜수, 안성기 등 영화인도 캠페인에 참여해 환경 보호 실천을 약속했다.
2022년 서울광장에서 ‘환경위기시계’ 퍼포먼스를 여는 모습. 환경위기시계는 기후 위기와 환경오염으로 인한 지구의 위기 정도를 시각적으로 발표하는 캠페인이다. 환경재단은 200
[Archive] 환경재단의 발걸음 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