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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일본의 영화 현장은 올스톱 상태다. 집에만 머물고 있던 배우 사토 타쿠미(사이토 다쿠미)는 온라인에서 ‘캡슐 괴수’를 주문한다. 자그마한알 모양을 하고 도착한 괴수가 앞으로 어떻게 자라날지는 미지수. 타쿠미는 괴수에 박식한 영화감독(히구치 신지), 외계인을 키우는 업계 후배(호시 모에카), 방콕에 사는 자영업자 지인(다케이 소)을 화상으로 만나 괴수 키우기에 대한 고민을 나눈다. 감독 이와이 슌지의 이름을 보고 영화를 선택했을 관객들에게 <8일 만에 죽은 괴수의 12일 이야기>는 다소 당황스러울 작품이다. 이와이 슌지가 감독·각 본·촬영·편집을 겸한 초저예산 흑백영화는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는 예술가들의 일상을 담은 일종의 민족지다. 브이로그, 유튜브, 영상통화, 드론 등을 활용해 ‘무인 촬영’의 질감을 의도했다는 점에서 팬데믹 예술의 주된 사료로 남을 듯한 작품.
[리뷰] '8일 만에 죽은 괴수의 12일 이야기', 오타쿠와 그 수상한 반려 존재. 팬데믹 에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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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파에 앉아 캣플릭스를 보고, 배가 고프면 라사냐를 드론 배달로 시켜 먹는 주황빛 돼냥이 가필드 (크리스 프랫)의 일상은 완벽하다. 집사 존(니컬러스 홀트), 충견 오디(하비 길런)와 평온한 삶을 보내던 가필드는 어느 날 정체불명의 괴한들에게 납치당한다. 길냥이들의 두목 징크스(해나 워딩엄) 는 다짜고짜 가필드에게 아버지 빅(새뮤얼 L. 잭슨)의 원수를 대신해 우유 서리에 나서라고 협박한다. 오래전 가필드를 버리고 도망친 아버지 빅은 이제 와서 가필드를 구하겠다며 모험에 동참한다. 46년간 사랑받아온 인기 캐릭터 가필드가 18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넷플릭스를 패러디한 ‘캣 플릭스’ , 드론 배달, 공장식으로 변한 우유 농장 같은 설정은 가필드 시리즈의 최대 강점인 미국식 유머를 시류에 맞게 발전시켰다. 아버지와 떠나는 험난한 모험이란 익숙한 서사에 특유의 위트를 더한 <가필드 더 무비>는 가필드 시리즈의 저력을 보여준다.
[리뷰] '가필드 더 무비', 익숙하지만 센스 있게, 관록을 드러낸 원조 돼냥이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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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프라이데이 개장을 앞둔 파리의 쇼핑몰, 캑터스(노에미 메를랑)가 이끄는 급진적인 환경단체는 인간 바리케이드를 치고 소비를 조장하는 행사를 규탄한다. 빚더미에 앉은 알베르(피오 마르마이)는 힘으로 벽을 뚫고 TV를 얻는 데 성공한다. TV 중고 거래를 위해 브루노(조나탕 코엔)의 집으로 향했지만 브루노도 파산 직전인 것은 마찬가지다. 벼랑 끝에 몰린 두 남자는 공짜 맥주에 홀려 엉겁결에 캑터스의 환경운동에 동참한다. 알베르와 브루노는 선한 의도로 기부받은 물품을 되팔아 채무를 청산할 계획을 세운다. <디피컬트>는 <세라비, 이것이 인생!> <언터처블: 1%의 우정>을 연출한 올리비에 나카체, 에리크 토레다노 감독의 신작이다. 오로지 돈을 위해 환경단체에 잠입한 두 남자는 마치 언더커버 코미디영화를 연상시킨다. 감독들의 전작처럼 <디피컬트>는 무지와 우연으로 시작된 기이한 동거가 연대와 감화로 나아가는 과정을 그려낸다.
[리뷰] '디피컬트', 급진적이어야 할 담론이 무해한 연대에 그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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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ST’는 매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게 취향과 영감의 원천 5가지를 물어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이름하여 그들이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히사이시 조
요즘 드라마 <감사합니다> 속 캐릭터를 준비하면서 너무 업돼 있어 스스로를 다운시키려고 연주곡을 자주 듣는다. 진짜 오랜만에 히사이시 조의 음악을 오케스트라 버전, O.S.T 버전으로 듣고 있는데 정말 좋다.
<회장님네 사람들>
<전원일기>에 출연했던 선배님들이 나와서 농촌 생활을 하는 예능프로그램이다. 보다가 눈시울을 적신 적이 꽤 된다. 감히 내가 그 연배의 선배님들에게 공감까지는 할 수 없겠지만 어느 정도 교감이 되는 부분이 있다. 그분 들이 젊었을 때 연기하는 모습을 떠올리며 “나도 저렇게 나이를 먹겠구나”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좋은 스승의 교과서 같은 방송이라 많은 위안을 받는다.
<레전드>
공부를 위해 참고할 일이 있어서 어제 새벽에
[LIST] 진구가 말하는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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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프로스티드>
넷플릭스 | 감독 제리 사인펠드 / 출연 제리 사인펠드, 멜리사 매카시, 짐 개피건, 휴 그랜트, 레이철 해리스 / 공개 5월3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달 착륙이 뭐가 중요해, 설탕의 침공이 시작됐어!
1960년대 미시간주는 시리얼의 두 거물 기업 ‘켈로그’와 ‘포스트’의 경쟁이 한창이다. 과일 필링이 함유된 포스트의 신제품 출시 소식으로 우열을 가릴 수 없던 아침 식사의 판도가 뒤흔들리기 시작한다. 이대로 가만히 앉아 망할 수는 없다! 위기감을 느낀 켈로그사의 밥(제리 사인펠드)은 ‘먹거리 어벤저스’를 소집해 신제품 개발에 총력을 기울인다. 설탕 전쟁은 이내 달 착륙과 대통령 암살, 냉전 구도를 아우르며 미국 현대사의 전방위로 확장된다. 달콤하고 동화 같은 이야기는 티모테 샬라메 주연의 <웡카>를 닮았다. 하지만 <바비>와 마찬가지로 모든 배후에 놓인 자본주의 질서를 간과 하지 않는다. <웡카>에
[OTT 추천작] '언프로스티드' '더 베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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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 | 7부작 / 연출 올리버 허머너스 외 / 출연 줄리앤 무어, 니컬러스 갈리친, 토니 커런 / 공개 3월5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로마> <튜더스> <바이킹스>의 뒤를 잇는 ‘막장’ 시대극의 맛!
태생은 하녀였지만 돈으로 신분을 세탁한 메리 빌리어스(줄리앤 무어)는 남편이 죽고 유산은커녕 빚만 떠안게 되면서 빈털터리가 된다. 그는 다시 신분상승을 하기 위해 다른 남자를 만나 재혼하고 둘째 아들 조지(니컬러스 갈리친)에게 “우리 가문을 살려서 후대에 물려주려면 너의 재능, 잘생긴 외모가 필요하다”며 프랑스 사교계로 보내 신사의 태도와 유혹의 기술을 배우게 한다. 새로운 세계에 눈뜨고 돌아온 조지의 다음 목적지로 메리가 지목한 곳은 잉글랜드 국왕 제임스 1세(토니 커런). 손버릇이 좋지 않고 남색을 밝히기로 유명한 왕의 눈에 아들이 들 수만 있다면 빌리어스 가문도 다시 번영할 수 있다는 것. 결국 조지는 제임스 1세의 곁을
[OTT 리뷰] '메리 앤 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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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몰락하고 독수리를 기르며 살아가는 유인원 부족의 차기 지도자 노아(오언 티그)는 ‘결속의 식’에 필요한 독수리 알을 동료들과 찾아다니며 평화로운 나날을 보낸다. 그러나 곧 인간 소녀 노바 (프레이아 앨런)가 나타나고, 독재적인 유인원 왕국을 건설하려는 프록시무스(케빈 듀랜드) 군단의 습격을 받아 삶이 소용돌이친다. <혹성탈출> 리부트 삼부작의 시저(앤디 서키스)가 죽고 수세대가 지난 아포칼립스를 배경으로 하는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는 7년 만의 시리즈 부활에 걸맞은 위엄 있는 기술력을 선보인다. 새로 투입된 독수리의 섬세함이 눈에 띄는 가운데 유인원의 눈의 감정 표현과 표정의 디테일이 한층 풍부해졌다는 인상이다. 미숙한 존재가 역경을 통해 리더의 자질을 얻는 성장담은 익숙하나 이야기의 뼈대를 이루며 성취의 감동을 끌어낸다. 다음 세대의 역할과 책임에 관해 물으며 새로운 노아 시리즈 3부작의 문을 장중하게 열어젖힌다.
[리뷰]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 더 깊어진 눈으로 리더의 자질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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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OBC 방송국은 잭 델로이(데이비드 다스트말치안)를 앞세워 심야 토크쇼 <올빼미 쇼>를 론칭한다. 초창기 인기와 달리 방송이 지속되며 <올빼미 쇼>는 경쟁 방송사의 토크쇼에 밀려 만년 2위에 자리한다. 설상가상으로 잭이 남성 전용 신흥종교 조직에 연루됐다는 소문이 돌고 오래 투병하던 잭의 아내 매들린(조지나 헤이그)이 사망하자 <올빼미 쇼>는 고전을 면치 못한다. <올빼미 쇼>는 야심차게 1977년 오컬트 특집 핼러윈 생방송을 준비하며 반등을 꿈꾼다. 이 쇼엔 심령술사 크리스투(파이살 바지), 오컬트 회의론자 카마이클(이안 블리스), 최면학자 준 로스-미첼(로라 고든)과 그의 연구 대상 소녀 릴리(잉그리드 토렐리)가 출연 예정이다.
<악마와의 토크쇼>는 모처럼 찾아온 파운드 푸티지 장르의 호러영화다. 영화는 ‘발견된 영상’이라는 장르 문법에 걸맞게 초반 설정을 설명하는 다큐멘터리 푸티지와 이에 삽입된 보이스오버 내레
[리뷰] ‘악마와의 토크쇼’, 공포와 상실, 죄책감의 엔터테이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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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개의 이야기가 교차한다. 한쪽은 젊은 남녀 지수(권잎새)와 우주(반시온)의 이야기다. 두 사람은 6년의 연애 이후 헤어진 상황이다. 그러던 중 갑자기 우주가 지수의 집에 찾아와 도움을 요청한다. 실수로 친구 영배(안성민)를 해쳤으니 함께 시신을 처리하자는 생뚱맞은 부탁이다. 이후 이어지는 지수의 반응과 이야기 전개는 더 생뚱맞다. 사망한 줄 알았던 영배가 갑자기 살아나질 않나, 우주의 엄마 신애(윤유선)까지 이 사태에 끼어든다. 점입가경으로 빠져드는 이야기 위에서 또한 독특한 것은 살인사건을 대하는 영화의 감정적 태도다. 인물들은 일반적 감정이 결여한 부조리극의 인간들처럼 인간의 죽음을 아무렇지 않게 수용하고 이에 대응한다. 이를테면 지수가 죽은 듯한 신애를 보고 “이제 어머니가 해주시는 꽃게탕을 못 먹겠다”라고 독백하는 방식이다. 서사와 감정의 농도가 일반적이지 않을뿐더러 촬영 형식의 독특함도 눈에 띈다. 일련의 살인사건은 지수 집의 작은 거실과 화장실에서 이뤄지는데, 카메라는
[리뷰] ‘미지수’,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우주, 마음, 영화와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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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ST’는 매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게 취향과 영감의 원천 5가지를 물어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이름하여 그들이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냄비밥
밥을 자주 안 해 먹을 땐 짐을 늘릴 필요가 없으니 밥솥을 살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냄비밥에 꽂혔다. 향미품종 골든퀸과 찰현미를 섞어 밥을 지으면 정말 맛있다. 물양 맞추는 것도 쉽다. 설익으면 그냥 뚜껑 덮고 다시 뜸 들이면 된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영화를 좋아한다. 그의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묵직한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 란티모스의 영화를 보는 순간 내 삶의 방식,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등 가치판단의 체계를 새로 세우게 된다. 영화 말고 무엇이 내게 이런 질문을 유발할 수 있을까. 최근 <가여운 것들>도 관람했다. 벨라가 여행을 떠나기 전 흑백으로 찍힌 파트의 비주얼이 정말 좋았다. 란티모스의 영화 중 나의 ‘최애작’은 <킬링 디어>다.
필라테스
필라테스를 정말
[LIST] 전소니가 말하는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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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오브 어스 스트레인저스>
디즈니+ | 감독 앤드루 헤이그 / 출연 앤드루 스콧, 폴 메스컬, 제이미 벨, 클레어 포이 / 공개 4월24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탐미적 우울을 그리는 올해의 힙스터픽 퀴어영화
백색소음 기계라도 틀어두어야 할 정도로 지독한 적막으로 가득한 런던의 작은 아파트. 그곳에 홀로 살며 시나리오를 쓰는 애덤(앤드루 스콧)은 유년기를 보낸 고향을 오간다. 그곳엔 어머니가 항상 옛모습 그대로 그를 기다리고 있다. 어느 날 밤 술에 취한 이웃 해리(폴 메스컬)가 방문한다. 첫눈에 애덤이 자신과 같은 동성애자라는 것을 알아챈 해리는 그에게 저돌적으로 다가간다. 애덤은 처음에는 해리의 열정적 사랑을 부담스러워 밀쳐내다가 점점 깊은 사이가 된다. 그는 평생을 클로짓 퀴어(숨은 퀴어)로 살았던 유년기의 상처를 해리와 나누고자 그의 고향으로 함께 간다. 애덤이 고향이라고 생각한 집은 사실 아무도 살지 않은 빈집이었다.
<올 어브
[OTT 리뷰] ‘올 오브 어스 스트레인저스’, ‘베이비 레인디어’, ‘종말의 바보’